먼저 앉으세요
외투는 받아 가고, 신발은 갈아 신고, 휴대폰은 맡겼다. 그녀는 다석 곁에 앉았다. 촛불은 낮았고, 컨시어지는 그날 밤의 순서를 천천히 들려주었다. 먼저 족욕, 그다음 향 고르기, 그리고 방으로. 어느 단계든 바꿀 수 있고, 어느 단계든 빼도 된다.
향을 고를 때 그녀는 일랑일랑을 골랐다. 컨시어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파일에 첫 줄을 적었다. 일랑일랑, 차는 뜨겁게, 말수는 적게. 펜이 내려앉는 것을 보며, 그녀의 마음 한구석이 살짝 움직였다.
눕기 전에
방 안에서 테라피스트는 먼저 경계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오늘은 등과 다리, 어깨와 목만. 강도는 가볍게 시작. 불편하면 바로 말할 것.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득 절친의 그 말을 이해했다. 너를 맡긴다는 것은 통제권을 잃는 게 아니라, 누군가 그 통제권을 분명히 그녀의 손에 돌려주기에 비로소 손을 놓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 십 분 동안, 그녀는 두 번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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