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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그녀가 가장 고마웠던 건 자기 자신

이혼 후 첫 추수감사절, 남들은 쇼핑 목록을 만들 때 그녀는 자기 자신을 위해 오후 한나절을 예약했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그녀가 가장 고마웠던 건 자기 자신

괜찮아요, 정말로

추수감사절까지는 아직 2주가 남았는데, 가족 단체 채팅방에서는 벌써 역할 분담이 시작됐다. 오빠는 칠면조, 올케는 매시드 포테이토, 나는 파이 담당. 엄마가 물었다. 혼자 괜찮겠니? 나는 답했다. 괜찮아요, 정말로. 보내고 나서 혼자 웃었다.

이혼은 봄에 마무리됐다. 서명하던 날도 울지 않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울지 않았다. 나를 무너뜨린 건 나중의 사소한 일이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기는데, 직원의 손끝이 두피를 살살 누르자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창피했다. 그때 알았다. 나는 몇 년 동안이나, 누구에게도 정성스럽게 닿아본 적이 없었다는 걸. 결혼 생활 마지막 몇 해, 우리는 등을 맞대고 잤다. 그의 손이 닿을 때면 가구 위에 얹힌 것 같았다. 나는 샤워할 때 문을 잠그기 시작했고, 그가 나간 뒤에도 그 습관은 남았다. 문이 잠겨야만 숨이 쉬어졌다.

무서우면, 천천히

그 오후를 예약할 때 나는 꼭 도둑 같았다. 페이지를 열었다 닫았다, 다시 열었다, 그러다 마음을 굳게 먹고 추수감사절 전 토요일을 잡았다. 비고란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뭘 쓸 수 있겠는가. 마흔하나, 이혼했고, 명절이 오기 전에 내가 아직 한 사람의 몸이라는 걸 떠올리고 싶었다고? 약속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해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손바닥에 땀이 났다. 나를 맞이한 사람은 날씨 얘기를 하듯 담담한 어조로 따뜻한 차를 내주고, 절차를 천천히 설명하며, 불편한 곳이나 닿으면 안 되는 곳이 있는지 물었다. 제가 조금 무서워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른 덧붙였다. 당신 때문은 아니에요. 고개가 끄덕였다. 무서우면 천천히 하면 돼요. 오늘은 당신이 정하는 거예요.

방 안은 조명이 낮았고, 수건은 따뜻했으며, 나무와 꽃 향기가 은은했다. 엎드리자 내 어깨는 잔뜩 올라가 있었다.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첫 손바닥이 등에 닿는 순간, 나는 작게 움찔했다. 그러자 손이 멈췄다. 계속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머문 채 기다렸다. 내 호흡이 따라잡을 때까지, 참고 있던 숨이 저절로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야 다시 시작했다. 그 멈춤에서 눈물이 났다. 아파서가 아니었다. 닿는다는 일이, 기다려주는 것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나는 기다려지지 않는 쪽에 익숙해져 있었다.

가장 고마웠던 사람

그 뒤의 일은 전부 온기로 기억한다. 따뜻한 오일이 퍼지고, 등이 한 치 한 치 풀렸다. 손바닥이 허리 옆을 지날 때 나는 가볍게 떨었다. 낯설고도 익숙한 감각, 몇 년 동안 하지 못한 말을 누군가 앞부분만 대신 말해준 것 같았다. 나는 멈춰달라고 하지 않았다. 팔에 얼굴을 묻고, 내 호흡이 천천히 흐트러졌다가 다시 가라앉는 소리를 들었다. 어떤 구간은 지금도 설명할 수 없다. 빛이 어두웠고, 시간은 느렸고, 내 안에서 얼어 있던 강이 조용히 녹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끝날 무렵 따뜻한 수건이 내 등에 덮였다. 조금 더 누워 계세요, 서두르지 않으셔도 돼요. 나는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집에 가는 길에 파이를 사러 들렀다. 점원이 물었다. 추수감사절용이세요? 네, 라고 했다. 점원이 웃으며 말했다. 즐거운 추수감사절 되세요. 나도 웃었다. 네, 즐겁게요. 추수감사절 날, 오빠네 식탁에서 모두 돌아가며 올해 가장 감사한 일을 말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말했다. 가족이 다 모였고, 다 건강해서요. 아주 무난하고, 안전한 대답. 하지만 마음속으로 한 문장을 덧붙였다. 입 밖에 내지 않은 문장. 내 등 위에서 몇 초간 멈춰준 낯선 이의 손이 고마웠다. 그리고 나 자신이 고마웠다. 올해 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 결혼, 습관, 평생을 함께할 줄 알았던 사람. 그래도 가장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건, 차 안에서 20분을 앉아 손바닥에 땀을 흘리면서도, 결국 문을 밀고 들어간 나였다. 그녀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도 그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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